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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동물원에서 인간으로서 느낀 죄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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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아내랑 같이 서울동물원에 다녀왔다. 귀여운 동물들 보면서 힐링받으려는 가벼운 마음으로 갔는데, 우리속에 갇혀있는 동물들 보니 오히려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특히 독수리, 곤돌 같은 맹금류들은 날갯짓 몇 번 제대로 할 수 없는 좁은 우리에 갇혀있어 보는 내가 너무 안쓰러웠다. 그러나 동물원에 부모 손 잡고 놀러온 아이들은 너무 행복해보였다. 아이들이 아주 즐거워하고 동물들을 보고, 들을 수 있으니 동물원은 좋은 것일까? 아니면 인간들을 위해 동물들을 죽을때까지 우리에 가둬두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일까?(사실 이런 거 생각하면 고기 먹는 거, 환경오염 시키는 거 등 오만가지에 생각이 뻗어간다.) 동물원의 존재 의의는 무엇일까?

청소년기에, 혹은 대학생 때라도 이런 주제로 여러 사람과 토론할 수 있었다면 좋았을텐데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이런 주제는 돈이 안 되기 때문에 거의 다뤄지지 않고, 말 꺼내봐야 이상한 놈 취급이나 받지 않으면 다행이고, 너는 뭘 얼마나 잘났고 바른 놈이길래 그딴 소리하냐는 말을 듣기 십상이다. 물론 나 그렇게 올바르고 잘난 놈 아니다. 지금은 이런 생각을 하지만 내일부터는 바로 내가 먹고 살 일에 머릿속이 꽉 차는 그런 평범한 사람이다. 그래도 가끔 이런 생각을 하는 내가 잘못이라거나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해결책은 무엇이 있을까?
동물원을 유지하되 동물들이 고통이나 스트레스 받지 않도록 시설을 아주 좋고 크게(큰 게 중요하다, 내가 죽을 때까지 사방 2미터의 방에 갇힌다고 생각해봐라) 만드는 게 가장 좋을 테지만 역시 비용때문이겠지.

그런데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은 정말 나 뿐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