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왕 성귀남'이 돈 주고 구입한 생애 첫 19금 소설이다. "아니, 동영상이 넘쳐나는 시대에 굳이 왜?"라는 생각이라 19금 소설은 전혀 관심이 없었는데, 리디북스에 평이 워낙 좋아서(지금은 표지가 바뀌면서 내려갔다 다시 올라와서 그런지 이전 평들이 다 없어졌다) 구입해봤다. 결론은 대만족.
야한 건 둘째치고, 드립이 이 정도면 수준급이다. 드립만으로도 돈이 아깝지 않았다.
성귀남과 넣키걸이 19금이고 업키걸은 아닌데, 나는 업키걸이 제일 재밌었다. 30대 아재의 판타지를 잘 충족시켜주는 소설이다.
성귀남은 처음 읽은 19금 소설이라 정말 신기하게 생각하면서 성적인 묘사 부분도 드립부분도 꼼꼼하게 읽으면서 많이 낄낄거렸는데, 넣키걸은 오히려 19금 부분은 대충 스킵하면서 줄거리 위주로 빠르게 읽었다.
세계관이 동일하고 성귀남, 업키걸, 넣키걸 순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차례대로 보는 게 좋다. 특히 넣키걸은 앞의 두 개를 안 보면 재미가 확실히 반감될 거다. 작가가 안 본 사람들을 위해 넣키걸 내에서도 조금 설명을 넣어주긴 하는데, 문장 몇개로는 공감이 잘 안 된다. 차라리 확실히 시리즈물로 내놓고 전작 안 읽은 사람들을 위한 부연설명부분들을 다 들어냈으면 더 좋았을 거 같다.
사실 내가 반한 가장 큰 이유는 뭐랄까. 만약 내가 소설을 쓴다 하더라도 나는 죽었다 깨어나도 이런 식으로는 못 쓰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서다. 이런 드립과 센스도 엄청난 재능인데 나랑은 전혀 동떨어진 재능이라 뭔가 존경심마저 드는 그런 느낌?
작가가 나랑 비슷한 연배라는 느낌이다. 79~85년생쯤? 세대가 공감할만한 드립이 꽤 있었다. 물론 내가 공감 못 하는 부분도 있었으니 최신 드립들도 있었을테지만...
19금적인 부분도 뭐 절륜한 정력이나 아크로바틱한 체위들은 소설의 재미라고 치더라도 썸타는 거나 말발로 꼬시는 거, 성관계시의 대화같은 건 현실에서도 참고할만하다고 생각한다. 뭐 결국은 자신감이 근원이 되어야겠지만. 그래도 모쏠이라면 이런거에서도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거 같은데(물론 현실에선 불가능한 소설상의 허구는 구분할 수 있을 정도는 되어야겠지만).
뭐, 어쨌든 오락소설로 본다면 돈값을 충분히 하기 때문에 19금 소설에 거부감이 심하지 않다면 추천한다. 거부감이 좀 있더라도 한 번 읽어봐라. 나도 거부감이 있었지만 인식이 바뀌었다. (그래도 19금을 '굳이' 찾아서 또 읽고 싶지는 않지만... 역시 야한 건 영상으로 보는 게...)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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