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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 - 우리는 제대로 된 지도자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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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해, 왕이 된 남자' 포스터

평일 조조로 '늑대아이'와 이것 중 어느 것을 볼까 망설이다가 선택. 왠지 한국영화가 보고 싶어졌었다. 솔직히 국사 시간에 제대로 공부를 안 해서 광해군에 대해 잘 몰라서, 보러 가기 전에 위키피디아의 광해군 항목을 훑어보고 갔다.(시간있으면 허균 항목도 같이 보고 가면 좋다.)

광해군 8년에 암살의 위험에서 벗어나기 위해 광해가 자신의 대역을 찾기 시작하고, 거기서 왕과 똑같이 생긴 하선(이병헌)을 찾으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원래는 밤에만 왕의 대역을 하는 것이었는데 광해가 독약에 쓰러지면서 하선은 밤낮으로 왕을 대신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포악한 왕(광해)과 백성을 생각하는 따뜻한 왕(하선)의 대비를 보여준다.(예전 디카프리오 주연의 영화 '아이언 마스크'가 생각났다.)

이 영화를 예매하면서 웃음은 고려치 않았는데 뜻밖에 웃음포인트가 영화 곳곳에 놓여있어서 재밌게 봤다. 이병헌의 1인 2역이 영화의 핵심인데, 이병헌 참 대단하다. 이만큼 꾸준히 발전하는 배우 별로 없지 싶다. 특히 이병헌은 외모가 흔히 말하는 꽃미남도 아니고 키도 작은 편인데도 연기력으로 먹어준다.
특히 이 영화에서 관객의 탄성을 자아내는 것은 이병헌의 목소리다. 하선을 연기할 때의 껄렁껄렁한 목소리에서 왕을 연기할 때의 중후하고 엄한 목소리까지 자유자재로 넘나든다.(영화 초반에 바로 왕의 목소리를 따라 하는 장면은 특히 인상적이었다.) 안 그래도 예전 현대차 광고에서 이병헌 목소리 참 대단하다고 생각했는데 역시 영화에서도 실망시키지 않는다. 모르긴 몰라도 그의 목소리는 타고난 것이 아니라 뛰어난 연기자로 살아가기 위해 스스로 무수히 갈고 닦은 목소리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더 감동이다.
베드신이 한 번 정도는 나올 거라 예상했는데 한 번도 없어서 좀 실망했고, 중전(한효주)의 비중도 큰 편은 아니다. 내가 추측하는 감독이 얘기하고 싶었던 이 영화의 주제는 "대한민국의 지도자들이여, 제대로 좀 나라를 돌보라!"가 아닐까 싶다. 영화가 끝나면 현재 우리나라 정치에 대한 실망감이 교차하면서 한숨이 나왔으니...

'광해, 왕이 된 남자' 극장에서 봐도 손해는 없다.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