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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디북스 페이퍼 라이트 일주일 사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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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요새 책 살 때 전자책으로만 사고, 그것도 리디북스에서만 산다. 리디북스 빼고는 모든 전자책 앱들이 다 안 좋은 사용자경험을 줬기 때문에. 킨들을 써보고 한글로 된 콘텐츠를 이북리더에서 읽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러던 차에 내가 바라던 기기가 드디어 나왔다. 리디북스에서 e-ink 기반 단말기를 출시한 것이다! 바로 예약하고 구매했다. (비록 출시 당일 판매페이지 오류로 원성을 많이 사긴 했지만;;;) 페이퍼 라이트를 예약할인으로 79000원에 구입했고, 구매시 에러때문에 리디에서 3만원 포인트 적립해줬다.(대인배 리디)

약 일주일간 사용한 경험을 적어보겠다. 참고로 나는 그전에 전자책 단말기는 킨들, 킨들 페이퍼화이트 2세대까지 써봤다. 써본 게 킨들밖에 없기에 비교는 킨들과의 비교다.

※ 이북 리더기를 한 번도 안 쓴 사람은 꼭 알아보고 사야한다. 아이패드 같은 태블릿을 생각하면 절대 안 된다. 오직 책만 읽는 용도에 최적화되어 있다. 핸드폰이나 태블릿 디스플레이에 비해 e-ink는 눈이 엄청 편하다. 햇빛 쨍한 밖에서도 마음껏 읽을 수 있고.

※ 아래 사진들은 누르면 커진다.촬영은 아이폰6로 했다.

‘페이퍼’와 ‘페이퍼라이트’의 차이

  • 차이는 오직 해상도 밖에 없다. 둘 다 6인치 기기이고, 페이퍼가 해상도 300ppi, 페이퍼 라이트가 212ppi이다. 정가는 페이퍼가 149000원, 라이트가 89000원으로 6만원 차이난다. 내가 쓴 킨들 2세대까지는 212ppi 였고 킨들 쓰면서 글씨가 자글자글하다고 느낀 적이 없었기 때문에 나는 망설임없이 페이퍼 라이트를 구매했다. 근데 지금 일주일정도 써보니 가능하면 페이퍼로 업그레이드하고 싶다;;; 킨들 쓸 때는 영문 콘텐츠를 주로 봤기 때문에 별 문제가 없었던 거 같다. 한글은 기본적으로 글자가 영문보다 복잡하기 때문에 자글자글함이 더 드러난다. 그렇다고 못 읽을 정도는 절대 아닌데, 나는 약간 신경쓰인다. (페이퍼의 300ppi를 못 봤기 때문에 2개가 얼마나 차이가 날지는 잘 모르겠다.) 특히 명조 폰트는 안 쓰는 게 좋다.

페이퍼 라이트의 212ppi면 이정도 글씨다.사실 읽다보면 또 괜찮지만, 페이퍼의 300ppi를 경험해보고 싶다. 폰트는 나눔바른고딕이다.


TXT파일이다. 한자가 어느 정도인지 참고하시길.폰트는 나눔바른고딕이다.


한글폰트

  • 한글로 된 콘텐츠를 바로 읽을 수 있다. 킨들로 한글로 된 책 읽으려고 뻘짓하던 옛날 생각하면 감격이다.
  • 기본폰트로 명조체를 쓸 생각하지 말자. 특히 페이퍼가 아닌 페이퍼 라이트라면 더욱 그렇다. 무조건 고딕계열의 폰트를 쓰는 게 좋다. 기본글꼴 중에는 ‘Kopub 바탕체 Bold’가 가장 좋은 거 같다.
  • 사용자 폰트 설정이 있어서 내가 마음에 드는 폰트를 임의로 넣어서 쓸 수 있다. 나는 여러가지 시험해 본 후 지금은 ‘나눔바른고딕’에 정착했다. ‘맑은 고딕’도 괜찮았는데, 일본어 깨지는 게 있어서 최종적으로 나눔바른고딕을 쓴다.

지원파일

  • OS가 안드로이드 기반이지만 루팅없이는 다른 앱을 쓸 수 없다. 오직 리디북스의 책과 epub, txt, pdf만 읽을 수 있다(추후 zip파일 지원한단다). 리디이외의 다른 서점에서 전자책 많이 산 분이라면 필히 고려해야 할 사항이다.
  • txt 파일 등을 추가하려면 컴퓨터에 연결해서 Documents 폴더에 파일들 집어넣고, 기기의 설정에 들어가서 책장에 파일추가를 또 해줘야 한다. 파일만 집어넣으면 바로 책장에 나오게 했으면 좋을텐데, 좀 불편하다.
  • 리디에서 구입한 책은 기존 스마트폰의 리디 앱에서 하던 거 거의 다 된다. e-ink 특성상 색깔 구별해서 하이라이트하기만 안 되는 거 같다.
  • epub 파일은 리디에서 구입한 책처럼 모든 설정 사용가능하다. 글자 크기, 글꼴, 줄 간격, 여백, 팝업주석보기, 책갈피
  • txt 파일은 줄 간격 빼고 다 설정가능하다.
  • pdf파일은 설정할 수 있는 게 없다. 책갈피도 불가능하다. 줄긋기, 메모도 안 됨. 읽던 페이지 기억은 한다. 목차가 있는 pdf라면 목차는 지원한다.
  • pdf파일에서 콘트라스트 설정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글자가 너무 흐릿하다. 킨들은 이게 설정 가능해서 글자는 진하게 배경은 흐리게 하는 식으로 설정해서 pdf 파일이라도 더 읽기 좋게 만들 수 있었는데 페이퍼는 이 기능이 없어서 아쉽다.

금태섭의 '확신의 함정' 종이책을 스캔해서 PDF로 만든 후에 위 아래 여백을 CROP해서 내용이 좀 더 크게 나오도록 한 거다.보면 알겠지만 글자가 흐릿하다. 킨들처럼 콘트라스트 설정이 절실하다.



장하준의 '나쁜 사마리안들'을 PDF로 만든 거다. CROP 안 했기에 상하좌우 여백이 많고, 글씨가 작다. 역시 흐릿하다. 읽을 수는 있지만 굳이 읽고 싶지는 않다. 나는 PDF는 그냥 태블릿이나 폰으로 읽는다.


만화책 보기

  • 그냥 보지 마라. 나 같으면 아이패드에서 본다. 패드가 없으면 차라리 폰에서 본다. 특히 페이퍼 라이트라면 더욱 보지 마라.

반응속도

  • 전반적으로 준수한 반응속도를 보여준다. 이북리더를 안 써 본 사람은 깜놀할테지만, 이 정도면 준수한 편이다. 킨들 페화랑 비슷한 거 같다. 단지 책 맨 처음 열 때는 로딩이 좀 있다.

내장사전

  • 사전이 영영, 영한, 국어사전이 있는데 영영사전만 내장이다. 영한, 국어는 네이버 온라인 사전을 이용하는 것 같다. 즉, 와이파이 연결없으면 영영사전만 사용할 수 있다는 거다. 아니 리디북스 이용자 중에 영어가 모국어인 사람이 얼마나 된다고 영영사전만 수록한건지. 차라리 국어사전을 수록할 것이지.

와이파이

  • 802.11ac 는 지원을 안 한다. 2.4GHz 와이파이만 잡을 수 있다. 큰 문제는 안 된다.

페이지 넘김 물리버튼

  • 없는 거 보다 훨씬 낫다. 양쪽에 달려 있는데 한쪽은 다음, 한쪽은 이전으로 설정하거나, 양쪽 다 다음으로 설정할 수 있다.
  • 버튼 마감이 약간 아쉽다. 양쪽이 눌리는 느낌이 다르다.

페이지 리프레쉬

  • e-ink 특성상 주기적으로 페이지 리프레쉬가 필요하다. 리프레쉬할 때 화면 전체가 깜박이는데 예전에 이북리더 처음 쓸 때는 굉장히 거슬렸는데 지금은 하나도 안 거슬린다. 내가 익숙해진건지, 아니면 깜박임이 예전보다 안 거슬리게 바뀐 건지 잘 모르겠다. 기본값인 ‘5페이지마다’가 가장 난 거 같다.

배터리

  • 하드웨어 문제로 배터리가 광탈한다고 인터넷에서 본 적이 있는데, 광탈까지는 아니고 이북리더 치고는 빨리 빠지는 편이다. 일주일에 한 번이나 두 번 충전하면 문제없다.
  • 2015-10-20 내용추가 : 막상 사용할 때는 별로 문제가 안 되는데 대기 배터리가 상당히 빨리 닳는다. 3일동안 안 쓰고 sleep 상태로 놔뒀는데 켜보니 low battery 경고로 충전 안 하면 쓸 수 없는 상태였다. 웬만한 스마트폰 대기 배터리보다 빨리 빠지는 거 같다. e-ink에서 이렇게 대기 배터리가 안 좋다는 건 문제가 있다.(킨들같은 경우는 대기 배터리가 거의 1달 간다.) 하드웨어 문제가 있다는 점은 사실인 거 같다. 차후 펌웨어 업데이트로 개선되면 좋겠다.

프론트라이트

  • 밤에 독서등 따로 없어도 돼서 편하다. 화면 위아래로 스크롤하면 밝기 변하는 기능 편리하다.
  • 최소 밝기로 해도 잠자리에서 읽기에는 좀 밝은 거 같다. 최소밝기를 더 어둡게 설정가능하면 좋겠다.

용량

  • 기본 용량 8기가에 외장메모리로 32기가 추가 가능하다. 위에 말했듯이 만화책 읽기에 비추하기에 책만 읽는다고 치면 기본 용량으로 차고도 넘친다. 외장메모리 기능 빼고 줄인 원가로 국어사전 내장해주면 좋겠다.

케이스 필요한가?

  • e-ink 디스플레이가 손상되기 쉬워서 흔히 설탕액정이라고 하는데 난 별로 동의하지 않는다. 킨들 1년 이상 케이스 없이 썼고, 막 다뤘어도 전혀 문제없었다.
  • 페이퍼 라이트도 케이스 안 쓴다. 걱정되면 2~3천원짜리 파우치 하나 사서 넣고 다니면 좋을 거 같다. 공식 플립 커버 케이스 3만원은 좀 아니다(할인해서 산다고 해도 2만원인데 이것도 너무 비싸다. 열고 닫을 때 디스플레이 자동 on/off도 안 된다던데.)
  • 보호필름도 필요없다고 생각한다.

들고 보기 및 베젤, 홈버튼

  • 좌우 베젤을 조금만 더 줄였으면 훨씬 더 잡기 편할 거 같다.
  • 홈버튼이 물리버튼인 편이 더 좋을 거 같다. e-ink 자체가 반응이 좀 느리니 홈버튼 눌러도 누른 건지 아닌지 잘 모르겠다. 그리고 홈버튼 눌릴까봐 잡기 애매해지는 파지법이 있어서…

1번 파지법. 내가 애용한다. 옆에서 누가 지나가면서 툭 치면 떨어뜨리기 쉽다. 지하철에서 앉으면 주로 이렇게 잡는다.



2번 파지법. 안정적이다. 누가 건드려도 떨어뜨리지 않는다. 근데 좀 불편하다. 폭이 조금만 더 좁았으면 최고일텐데. 서서 볼 때 주로 이렇게 잡는다.


3번 파지법. 2번 보다 더 안정적인데, 좀 더 불편하다. 양쪽 물리버튼 누르기 좀 더 편하다.


4번 파지법. 이렇게 잡으면 홈버튼이 계속 눌리기 때문에 쓸 수가 없다. 홈버튼이 물리버튼이라면 좋을 텐데.


왠지 까는 내용이 좀 있는데 나는 매우 만족하면서 쓰고 있다. 킨들로 채울 수 없었던 ‘한글로 된 책을 이북리더에서 마음껏 읽고 싶다’라는 내 욕망을 완전 충족시켜 준다. 역광 자주 들어오는 지하철 1, 2호선이나 밤에 잠자리에서 읽을 때 특히 좋다. 핸드폰으로 보던 걸 그만큼 덜 보니까 핸드폰 배터리도 더 오래간다.
근데 페이퍼 쓰고 싶다. 누가 내 라이트랑 차액만 받고 교환해주면 좋겠다.

2017/12/17 - [모바일] - 전자책 단말기 리디북스 페이퍼 프로 사용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