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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지 않은 시간을 쪼개서 독서하는 사람들이 맛있게(?) 읽히는 책을 만났을 때의 그 희열은 경험해 본 사람은 안다. 이 책 '생각의 지도(원제: The Geography of Thought)'가 오랜만에 그런 느낌을 갖게 해주었다.
최근의 애플, 구글, 페이스북의 침공에 국내의 대기업들은 어느 때보다 강조한다. 창의적으로 생각하라, 자유롭게 토론 및 의견 개진해라. 능동적이 되어라. 혁신하라...등등등... 그런데 한국에서 회사 다니는 사람들은 거의 대부분 느낀다. 공허한 구호에 불과하다는 것을...(특히 한국의 대기업들)
회의시간에 과/부장이 낸 의견에 사원/대리인 당신이 적극적으로 반박할 수 있는가? 내 할 일 끝났다고 6시 땡하면 상사 눈치 안 보고 칼퇴근하는가? 가끔은 가능하겠지. 그러나 이런 문화가 정착된 국내기업은 거의 없는 거 같다.(물론 내가 보고 들은 경험이 얕기 때문일 수도 있다.)
그럼 여기서 드는 '왜 말로는 이렇게 강조하는데 실제로는 안될까?'라는 의문이 이 책을 통해 어느정도 풀린다(사실 이 책이 기업혁신을 위한 책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책에서 자세하게 연구결과를 근거로 말해준다(동양은 조화를 매우 중시하기 때문에 혁신이 어렵고, 논리보다는 경험을 중시하기 때문에).
그 밖에도 토종한국인이라면 이 책을 읽고 삶의 많은 부분에 응용가능하고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아래의 추천 참조)
근데 한가지 주의할 점은 저자는 책에서 동양과 서양의 생각의 차이는 어느 한쪽이 우월적인 것이 아니라 서로 장단점이 있다라는 전제를 깔고 시작하지만, 책을 다 읽고나면 왠지 서양쪽이 우월하게 느껴진다(어쩌면 나만 그렇게 느낄 수도 있다). 우리사회가 서양적 사고를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고, 내 자신도 IT계열에 종사하면서 논리적, 분석적인 사고에 익숙하도록 교육받아왔으니까. 어쨌든 이점은 책을 읽으면서 주의하길 바란다.
간만에 재밌으면서 공감할 수 있는 책을 접하니 기분이 좋다.
추천: 동양인과 서양인의 생각의 차이를 알고 싶은 사람, 아이교육을 어떤식으로 시켜야할지 고민하는 사람, 기업의 혁신적인 문화를 조성하고 싶은데 왜 안 되는지 궁금한 사람, 개인의 속성보다 주위환경이 문제라고 생각하는 사람, 본인이 일반적인 한국사람과 사고방식이 많이 다르다고 생각하는 사람, 그리고 아래의 문장에서,
다음의 두 연역적 주장을 보고 어느 것이 더 설득력이 있는지 판단하여 보라.
- 모든 새는 척골동맥을 가지고 있다. 그러므로 모든 독수리는 척골동맥을 가지고 있다.
- 모든 새는 척골동맥을 가지고 있다. 그러므로 모든 펭귄은 척골동맥을 가지고 있다.
위의 문제에서 1번을 더 설득력이 있다고 판단한 사람이라면 이 책을 읽어볼 가치는 충분히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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