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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지도'. 서양인과 동양인의 차이에 대해 쓰여진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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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지도
국내도서>인문
저자 : 리처드 니스벳(Richard E. Nisbett) / 최인철역
출판 : 김영사 2004.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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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지 않은 시간을 쪼개서 독서하는 사람들이 맛있게(?) 읽히는 책을 만났을 때의 그 희열은 경험해 본 사람은 안다. 이 책 '생각의 지도(원제: The Geography of Thought)'가 오랜만에 그런 느낌을 갖게 해주었다.

최근의 애플, 구글, 페이스북의 침공에 국내의 대기업들은 어느 때보다 강조한다. 창의적으로 생각하라, 자유롭게 토론 및 의견 개진해라. 능동적이 되어라. 혁신하라...등등등... 그런데 한국에서 회사 다니는 사람들은 거의 대부분 느낀다. 공허한 구호에 불과하다는 것을...(특히 한국의 대기업들)

회의시간에 과/부장이 낸 의견에 사원/대리인 당신이 적극적으로 반박할 수 있는가? 내 할 일 끝났다고 6시 땡하면 상사 눈치 안 보고 칼퇴근하는가? 가끔은 가능하겠지. 그러나 이런 문화가 정착된 국내기업은 거의 없는 거 같다.(물론 내가 보고 들은 경험이 얕기 때문일 수도 있다.)

그럼 여기서 드는 '왜 말로는 이렇게 강조하는데 실제로는 안될까?'라는 의문이 이 책을 통해 어느정도 풀린다(사실 이 책이 기업혁신을 위한 책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책에서 자세하게 연구결과를 근거로 말해준다(동양은 조화를 매우 중시하기 때문에 혁신이 어렵고, 논리보다는 경험을 중시하기 때문에).

그 밖에도 토종한국인이라면 이 책을 읽고 삶의 많은 부분에 응용가능하고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아래의 추천 참조)

근데 한가지 주의할 점은 저자는 책에서 동양과 서양의 생각의 차이는 어느 한쪽이 우월적인 것이 아니라 서로 장단점이 있다라는 전제를 깔고 시작하지만, 책을 다 읽고나면 왠지 서양쪽이 우월하게 느껴진다(어쩌면 나만 그렇게 느낄 수도 있다). 우리사회가 서양적 사고를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고, 내 자신도 IT계열에 종사하면서 논리적, 분석적인 사고에 익숙하도록 교육받아왔으니까. 어쨌든 이점은 책을 읽으면서 주의하길 바란다.

간만에 재밌으면서 공감할 수 있는 책을 접하니 기분이 좋다.

추천: 동양인과 서양인의 생각의 차이를 알고 싶은 사람, 아이교육을 어떤식으로 시켜야할지 고민하는 사람, 기업의 혁신적인 문화를 조성하고 싶은데 왜 안 되는지 궁금한 사람, 개인의 속성보다 주위환경이 문제라고 생각하는 사람, 본인이 일반적인 한국사람과 사고방식이 많이 다르다고 생각하는 사람, 그리고 아래의 문장에서,

다음의 두 연역적 주장을 보고 어느 것이 더 설득력이 있는지 판단하여 보라.

  1. 모든 새는 척골동맥을 가지고 있다. 그러므로 모든 독수리는 척골동맥을 가지고 있다.
  2. 모든 새는 척골동맥을 가지고 있다. 그러므로 모든 펭귄은 척골동맥을 가지고 있다.

위의 문제에서 1번을 더 설득력이 있다고 판단한 사람이라면 이 책을 읽어볼 가치는 충분히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