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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절 잘 못하는 성격의 사람들에게 추천하고픈 책 - ‘설득의 심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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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득의 심리학

원제는 ‘INFLUENCE: SCIENCE AND PRACTICE’이다. 원제 직역해서 냈으면 별로 안 팔렸을 거 같다;;

어려운 내용 없이 쉽게 읽히는 책이다.

사람을 말로 꼬시는 설득하는 데에는 여러가지 원칙이 있는데 이것들을 잘 알고 있어야 (내가 쓰지는 못하더라도) 남들이 쓸 때 무작정 당하지는 말아야지라는 내용.

  • 상호성의 원칙
  • 일관성의 원칙
  • 사회적 증거의 원칙
  • 호감의 원칙
  • 권위의 원칙
  • 희소성의 원칙

이렇게 6가지 원칙이다. 책을 읽어보면 그전에 용어는 몰랐더라도 본능적으로 느꼈던 부분일 것이다. 각각을 간단히 살펴보면

상호성의 원칙
다른 사람한테 뭔가를 받으면 그에 상응하는 보답을 해야한다는 강박관념에 시달린다는 것.
하기 싫은 일이나 불쾌한 사람의 부탁이라도 상대방이 먼저 작은 호의를 베풀면 거절하기 어려워진다. 자신이 원해서 요청한 것을 제공받았을 때만 부채의식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예로는 마트 시식코너(먹었으면 사야만 할 거 같은 왠지모를 압박감)
여기서 쓰이는 전략이 ‘거절 후 양보전략’과 ‘대조원리’이다.

거절 후 양보전략 : 거절할 만한 무리한 부탁 후 원래하려던 부탁(비싼 거 권유한 후 싼 거 권유하면 싼 거만 권유받았다면 안 샀을 것을 사게 되는 것. 연봉협상에서 우선 높게 불러야 하는 이유). 단, 처음 부탁이 터무니없을 정도로 극단적이면 역효과 발생 우려
대조원리 : 가격 높은 거 제시 후 낮은 거 제시하면 더 낮아보임.
이런 전략에 넘어간 사람은 부탁 수락 뿐 아니라 약속이행 및 상대의 추가부탁까지 쉽게 수락하게 된다.

일관성의 원칙
일단 어떤 선택을 하거나 입장을 취하면, 스스로나 다른 사람에게 기존의 태도와 일관성을 유지해야 한다는 압력을 받음.
그 이유는 ‘입장 정립(commitment)’. 일단 어떤 입장이나 태도를 취하게 하면, 이후로는 일관성의 원칙을 이용해 자동적이고 무분별한 행동을 유도해내기 쉽다. 다른 사람 앞에서 어떤 입장을 취하면, 일관성 있는 사람으로 ‘보이기’ 위해 그 입장을 고수하려는 욕망이 생긴다. 특히 공개 선언은 자존심이 세고 자의식이 강한 사람이면 더 효과가 뛰어나다. 입장정립은 적극적, 공개적, 자발적, 수고스러울수록 좋다. 입장정립의 도구로 문서 작성은 장점이 아주 크다. 개인주의 성향이 높을수록 예전 자신의 발언이나 행동을 수단으로 삼는 설득전략에 특히 취약하다.

여기서 쓰이는 전략은 ‘한 발 들이밀기(foot-in-the-door)’. 작은 요구에서 시작해 결국 관련된 더 큰 승낙을 얻어내는 전략이다. 쇼핑사이트에서 흔히 보이는 자동차보험료 조회만 해도 얼마 할인이라는 문구는 상호성의 원칙과 일관성의 원칙을 다 이용한 것이다.
매일 공부하는 습관을 들이라는 이유도 이것때문임. 매일 하다보면 하기 싫은 공부라도 계속하게 됨.
다이어트, 금연 등 결심할 때도 만방에 알리면서 시작해야 하는 이유.
협상시에 상대가 평소에도 협조적이고 공평하다고 추켜세우면 좋은 이유.
웹사이트 가격 공개 안 하고 알고 싶으면 전화나 방문하라고 하는 이유.
강력한 외부 압력 없이 스스로 선택했다고 느끼도록 해줘야 함. 자식 키우는 부모는 특히 참조할만함.

또 하나 쓰이는 전략이 ‘낮은 공 던지기(throwing a lowball)’. 일단 어떤 선택을 하면 그 선택을 뒷받침하는 새로운 이유를 스스로 만들어낸다는 점을 이용한다.
자동차대리점에서 처음 유리한 조건 제시 후 계약 직전에 슬그머니 철회해도 고객이 계약을 진행한다. 혹은 옵션을 덧붙여도 계약을 진행한다. 많은 자동차대리점의 주요 판매전략.

연구에 따르면 연령이 높을수록 일관성 선호 경향이 높아졌으며, 50세 이상 피험자들이 가장 강했다.(노인들의 지지 정치세력을 바꾸기 힘든 이유?)




사회적 증거의 원칙
다수의 행동을 따르려는 성향이다.
모금함에 미리 지폐를 넣어두기.
광고에 ‘최다판매’, ‘초고속성장’ 같은 표현을 사용하기.
사이비종교의 신도들이 믿음이 흔들릴 때 더 적극적으로 선교하는 이유. 더이상 신념을 뒷받침할 물리적 증거들이 없어졌을 때, 여기서 포기하면 그동안의 희생화 사람들의 조롱과 경멸을 참을 수 없기에 가능한 많은 사람들을 같은 편으로 끌어들여서 사회적 증거로 본인들의 진실성을 확보하려고 함.

확신이 안 설 때, 상황이 애매모호할 때, 불확실성이 지배할 때,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의 행동을 보고 옳고 그름을 판한할 확률이 높다. 특히 애매모호한 상황에서 모든 사람이 상황판단을 위해 서로의 행동을 관찰하다 보면 ‘다원적 무지(pluralistic ignorance)’ 상황에 빠진다. 다원적 무지는 서로가 서로를 잘 모르는 낯선 사람들 사이에서 극대화된다.
세월호 사건의 희생자들도 이런 상황에 빠져 있었을 듯(물론 가만히 있으라는 명령도 작용함)
길거리에 사람이 쓰러져있어도 서로 보기만 할 뿐 아무도 선뜻 나서서 도와주지 않는 상황. 도움을 요청할 때는 콕 집어서 한 사람에게 말해야 하는 이유.
위급상황일 때는 주변에 사람이 많은 거보다 목격자가 단 한 명일 때가 더 도움받을 확률이 높다.

자살보도는 자살자와 비슷한 사람들에게 자살 동기를 제공한다.
공포증 치료에도 쓸 수 있다. 개를 무서워하는 아이에게 개와 재미있게 노는 다른 많은 아이들의 모습을 비디오로 많이 보여준다거나.

호감의 원칙
지인 추천이 중요한 이유. 판매시 구매자의 친구 이름을 언급하는 것만으로 효과가 있다.
웹툰 송곳의 대사에서도 알 수 있다. “사람들은 옳은 사람 말 안 들어. 좋은 사람 말을 듣지.”
너무나도 유명한 후광효과. 외모가 매력적이면 능력있고, 친절하고, 정직하고, 지적일 거라고 생각한다.
면접시 외모단정이 면접관이 아닌 면접자 스스로에게도 좋은 이유.
학연, 지연 등 공통점을 강조하는 이유.

우리는 대부분 익숙한 것을 좋아함. 자주 접할수록 호감이 됨.

직장내에서 직원들간의 상대평가제도가 쓸모없는 이유. 회사 내에 파벌을 나워서 대결구도를 세우면 안 됨.

‘착한 경찰관 나쁜 경찰관(Good cop, bad cop)’ 전략은 상호성의 원칙과 호감의 원칙을 이요한 전략이다.

호감을 사는 방법 중 하나는 ‘연상작용’을 이용하는 것. 식사를 하면서 만난 사람이나 겪은 일에 대해 더 호감을 보인다.
연고지 스포츠팀의 응원. 사실 그 스포츠팀이 이기든 지든 나랑 아무 상관이 없지만 단지 지역이 같다는 이유만으로 응원함.

호감도를 높이는 5가지 요인은 신체적 매력, (자신과의) 유사성, 칭찬, (긍정적이고 반복적인 접촉으로 인한) 익숙함, 연상작용.

권위의 원칙
아주 유명한 게 밀그램의 실험
합법적인 권위자의 말은 비합리적이고 이상하다 할지라도 그냥 통과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 권위자뿐 아니라 단순한 권위의 상징에 대해서도 반응이 일어난다.

권위의 세 가지 상징은 직함, 복장, 장식이다.
직함은 키에도 왜곡을 일으켜 지위가 높은 사람일수록 키가 커보인다. 키를 조작하면 지위가 높은 사람처럼 보일 수 있다.(우리가 키높이 깔창을 써야 하는 이유 ㅎㅎ)
복장은 의사의 가운, 경찰관의 제복 등 갖춰 입은 사람의 말에 더 잘 따른다. 중요한 건 그 말이 제복과 관련이 없는 내용이라도 더 잘 통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고급 정장에도 통용된다.
장식의 대표적인 예로는 고급 자동차를 들 수 있다. 신호등에서 꾸물거리는 차가 마티즈가 아닌 에쿠스면 경적을 덜 울린다는 건 한국에서도 TV에서 실험해본 적 있을 정도로 유명.

대부분의 사람들이 직함, 복장, 장식의 영향을 과소평가한다. 설문조사 결과와 실제 행동관찰해보면 차이가 크다는 것.(말이나 생각보다는 행동을 근거로 판단해야 한다고 느꼈다.)

설득의 달인들은 사소한 문제를 솔직하게 고백함으로써 더 중요한 문제에서 큰 신뢰를 얻는다. 불리한 정보를 먼저 제공하는 상대를 주의해야 한다.
자신의 이익에 관심없는 척, 거스르는 척 하는 것이 이익의 극대화에 도움된다.

희소성의 원칙
한정판매! 기간한정 세일! 평소에 관심없어도 마지막 기회라면 더 매력적으로 보인다.
사람들은 뭔가를 얻는 것보다 뭔가를 잃는 것에 더 민감하다(주식에서 손절이 어려운 이유). 손실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게 생존에 유리하기 때문.
심리적 반발 이론 : 자유로운 선택이 제한이나 위협을 받으면 자유를 유지하려는 욕구가 강해지면서 자유를 전보다 더 갈구하게 된다.(한국의 민주주의가 위협받자 광화문 광장에 더 모이는 사람들!)
심리적 반발이 강한 시기는 세 살 무렵과 사춘기. 금지하면 할수록 더 하고 싶어진다.
계속 부족한 경우보다 충분하다가 갑자기 부족해지면 그 결핍을 더 심각하게 느낀다.
상기 두 가지로 일관성 없이 자녀를 키우는 부모는 더 반항적인 자녀를 만들게 된다.(한 번 허락한 건 계속 허락해야 하고 금지한 건 계속 금지해야 함. 떼쓴다고 들어주고 하다보면 자녀 망치는 지름길. 그리고 당연하지만 말과 행동이 일치해야 함.)

사람들은 어떤 물건이 희귀해지면 더 갖고 싶어 하지만, 그 물건이 경쟁상태에 있으면 그보다 훨씬 더 갖고 싶어한다.(최근 사례로는 애플 에어팟이나 소니 플스4 프로가 있겠군.)
중요한 건 희귀한 대상을 사용하는 데서가 아닌 소유하는 데서 기쁨을 느낌. 그래서 소유가치보다 사용가치가 더 높은 물건이라면 희소성이 해소됐을 때 결국 물건을 ‘구하지 못한’ 사람이 승리자일 수 있음. 소유해봤자 무쓸모니까.

맺음
사람들은 어떤 대상을 판단할 때 입수 가능한 모든 관련 정보를 사용하지 않고, 그 대신 전체를 대표하는 단 하나의 정보만 이용한다.
이상의 원칙들을 숙지하고 실생활에 응용한다면 당신도 설득의 달인! 아니면 적어도 설득의 달인들에게 속수무책으로 당하지는 않겠지.

꼭 읽어보길 추천하는 책이다.

— 끝 —

2012/12/08 - [책] - '남자심리지도' - 연애가 안 풀리는 사람들에게 추천